TESOL학과 신입생 합격후기/재학생 학과생활후기

제가 이화여자대학교 외국어교육특수대학원 TESOL학과에 지원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영어학습법과 교수법을 공부하기 위함입니다.

외국어교육에 있어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네 가지 분야가 균형 있게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의미 있고 유용한 언어교육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네 가지 분야 중 듣기와 말하기 교육이 완전하게 배제된 전통적인 예전 방식의 영어교육 학습자입니다. 모든 영어 문법 용어가 한국어로 씌어있는 문법책으로 영어를 배웠으며, 대부분의 영어 수업 시간은 영어문장을 한국어로 해석하는 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저는 영어를 습득한 것이 아니라 영어로 한국어를 배운 셈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성인이 된 후 영어사용국에서 수년간 거주할 기회가 있었을 때 제가 경험했던 소통 불가능에서 야기됐던 어려움은 당연한 결과로 여겨집니다.

그때 당시엔 영어가 언어가 아닌 백색 소음처럼 들렸으니 영어로 외국인들과 소통한다는 것은 제게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습니다. 전업주부로서 지낸 몇 년간의 외국 생활이 결코 유창한 외국어 습득을 보장하지 않음을 자각하고 저는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귀국 후 영어와는 거리를 두고 지내던 중 어떤 계기로 인하여 처음 영어를 배우는 초보자처럼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여기에는 학창 시절에 영어 단어암기와 문장해석에 그 많은 시간들을 투자하고도 들을 수 없고 말할 수 없으며, 영어를 영어로 읽지 못하고 한국어로 번역하고 있는 제모습을 보면서 많이 억울했던 것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예전과 다른 점이라면, 제가 학교에서 배웠던 방식이 아닌 철저하게 듣기와 말하기를 통한 방법으로 영어를 다시 익히고자 했다는 점입니다.

언어의 존재 이유는 ‘소통’입니다. 이런 이유로 듣기와 말하기가 배제된 언어는 ‘죽은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십 년간 한국어의 언어체계가 형성된 제게 영어라는 또 다른 언어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지금 이순간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과정은 어렵고 때로는 지루한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입니다. 

영어는 제게 무의식에서 발현되는 진짜‘언어’라기보다는 지금도 매일 연습하고 있는, 반복된 학습에서 오는 ‘인지적인 결과’라고 여겨집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영어로 대화할 때 ‘말한다’라고 하기보다는 제가 알고 있는 영어에 관한 지식을 ‘설명한다’는 느낌이 훨씬 강하게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쉽지 않은 이 과정을 지나던 중 저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언어습득의 측면에서 더욱 깊이 

있고 체계적인 학습법과 교수법에 접근하고자 하여 외국어교육특수대학원에 지원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지원 당시 위에서 기술한 저의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소개 및 연구계획서를 작성하였고, 영어면접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자기소개 및 연구계획서에 작성한 내용을 중심으로 예상 질문들과 답변 들을 최대한 작성하여 실제 면접을 보듯이 동영상을 찍어서 확인해보는 작업으로 면접 준비를 하였습니다. 일일이 답변들을 만들어서 그대로 암기하는 것보다는 핵심 내용들만 간단히 메모해두고 여기에 살을 붙이는 일들은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들로 채워나가는 식으로 하여 이 모든 과정이 제게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연습하였습니다. 다행히도 교수님들의 배려 속에서 치러진 영어면접에 당황하지 않고 잘 임할 수 있었고, 합격의 영광과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대학원에 입합한지 어느새 한달이 지났습니다. 수업 첫날 다시 학교에 돌아왔다는 흥분도 잠시, 곧 이어진 강도 높은 수업에 살짝 걱정스러웠던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염려들을 뒤로하고 훌륭한 교수님들과 선배, 동기 선생님들과 함께 앞으로 펼쳐질 외국어교육특수대학원 에서의 학습 활동들이 기다려집니다. 또한 영어학습과 교수법에 관련하여 제가 얼마나 성장할지도 무척 기대됩니다. 이곳에 적을 두고 있는 동안은 우선 학업에 매진할 예정이고, 졸업 후의 구체적인 향후 계획은 아직 정해놓지 않았습니다. 여러 경로로 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리라고 예상 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다양한 이유와 동기들로 외국어교육특수대학원에 지원하는 모든 선생님들께 저의 합격 후기가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미천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23년 3월 29일 

 김0연